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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기80

21-04-27 1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약 30% 확률로 고양이 도적단과 조우한다. 날씨 추울때는 장사 접었는줄 알았는데, 날이 풀리니깐 귀신같이 출몰한다. 그냥 냅두면 우리 집앞까지 따라오기 때문에, 나는 퇴근할때 회사 편의점에서 천원짜리 크래미를 사놓는다. 적당히 같이 놀다가 흙 안뭍게 풀때기 위에 크래미를 까서 올려놓으면, 그 자리에 멈춰서 더 이상 따라오지 않는다. 절대 크래미 때문에 멈추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내 눈앞에서 먹는 일은 없다. 하지만 출근길에 지나가보면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들을 경찰에 신고하기에는 적당한 죄목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것 같다. 2021. 4. 27.
21-04-26 1.오늘은 호박찌게가 먹고싶어서 장을 봐서 해먹었다. 요즘에는 찌게 양념을 팔아가지고 국물 내기가 엄청 쉽다. 좋은 세상이다. 덕분에 맛있게 먹었다. 일요일마다 뭔가 장을 봐서 해먹으면 좋을거 같다.2.마트 아줌마에게 감사합니다 한것이 오늘의 마지막 대화였다. 친구들은 뭐하고 있을까? 우리들은 왜 이리 멀어진 것일까? 누구도 잘못한적 없는데, 어쩌면 내가 또 뭔가 이상한 잘못을 했을지도 모른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뭘 사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점점 멀고도 좁게 느껴진다. 2021. 4. 26.
21-04-24 1.어제 오늘은 쉴틈없이 빽빽하게 놀았다. 보통 놀면 얼마 못가 지쳐서 피곤해지는데, 쉴 생각도 안난것을 보니 엄청 재밌었나보다. 갈 수록 노는게 힘들다는 말은 재밌는 일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말인것 같다.2.요즘에는 따뜻함 이라는 말에 꽂혀있다. 요즘 나에게 가장 필요한 형용사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주변이 쓸쓸하고, 남한테 쌀쌀맞았나보다. 따뜻한 일을 하면 그 온기가 나에게 돌아온다. 다른 누가 아닌, 나를 따뜻하게 댑히기 위한 노력이다. 이 비밀을 들키지 않으면서 다른이들에게 문제없이 따스함을 나눠줄 수 있기를 바란다. 2021. 4. 25.
21-04-21 1. 감정의 원천은 지나간 사건이다. 지나간 사건이 감정이 되어 현재에 영향을 미치려면, 그것은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어야한다. 지나간 사건이 저장되는 공간을 기억이라고 한다. 그중에서 감정적인 부분을 마음이라고 하자. 2. 기억에는 용량이 있다. 지나간 사건들은 머리에 잠시 머물다가 어느새 잊혀진다. 마음도 마찬가지로 저장되는 용량이 있다. 이 공간이 비어있으면 공허하고, 차갑고, 쓸쓸한 기분이 든다. 이 공간이 가득차면 매우 시끄럽고, 잠을 잘 수 없고, 초조하다. 마음의 남은 용량은 의외로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다. 설거지가 쌓여있는 기간,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기간 등등으로 남은 용량을 표시할 수 있다. 3. 마음의 용량이 얼마 남지 않으면 작은 사건이 들어와도 쉽게 꽉 차버리기 때문에 감정적인 일.. 2021. 4. 21.